(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석민’님)

2020년 9월 현재, 국산차 브랜드 중 쌍용차만큼 간절한 제조사가 또 있을까. 이제는 기업의 존폐 위기를 논할 정도로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쌍용차는 절박한 마음으로 신차들을 준비하고 있다. 3,5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코란도는 예상치를 밑도는 판매량을 보여 전기차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으며, G4 렉스턴은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상품성을 개선해 대형 SUV 시장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G4 렉스턴이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하며 그나마 쌍용차를 먹여 살리는 효자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렉스턴 스포츠 역시 부분변경을 진행할 전망이다. 최근 국내 도로에선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되는 테스트카도 발견됐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쌍용차가 준비 중인 신차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에디터

2020년 현시점
가장 쌍용차스러운
자동차라고 할 수 있는 차
쌍용차는 예로부터 오프로드에 특화된 자동차들을 잘 만들어 왔다. 쌍용차가 한창 잘나가던 90년대를 떠올려 보면 당시 무쏘와 코란도는 강인한 이미지와 함께 힘찬 쌍용차의 이미지를 상징했으며, 그 어떤 국산 라이벌 제조사들보다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했기에 고정적인 팬층이 존재했다.

하지만 요즘의 쌍용차는 예전 쌍용차의 이미지를 잘 부각시킬 수 있는 핵심 볼륨모델이 부족한 상황이다. 2010년대 중반 혜성처럼 등장하여 돌풍을 일으킨 티볼리 이후론 쌍용차역시 판매량이 많은 도심형 SUV 개발에 집중하여 지난해 신형 코란도를 선보였으나, 이는 시장에 잘 먹혀들지 않았고 결국 종합 판매량은 점점 하락세를 맞이하고야 말았다.

그런 와중에서도 그나마 쌍용차를 먹여 살리고 있었던 건 다름 아닌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였다. 쌍용차가 무쏘 시절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픽업트럭은 국내에서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이유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탄탄한 프레임 보디로 이루어진 렉스턴 스포츠는 수입산 정통 픽업트럭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일단 저렴한 가격으로 이 정도 가격대에선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장점이 존재하고,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마땅한 픽업트럭들이 없었기 때문에 쌍용차가 독주하는 시장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 판매량중 거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판매량을 살펴보면 렉스턴 스포츠가 쌍용차 내에서 가지는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쌍용차 지난해 내수시장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렉스턴 스포츠가 4만 1,326대를 판매해 점유율 39%를 차지했다. 거의 판매량 절반 수준에 가까운 수치를 렉스턴 스포츠가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3만 5,428대를 판매한 티볼리가 2위, 1만 7,413대를 판매한 코란도가 3위, 1만 2,879대를 판매한 G4 렉스턴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마지막 물량이 소량 판매된 코란도 투리스모도 779대가 판매됐다.

올해 상반기 판매 실적 역시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가 주도하는 모습이다. 1만 5,781대를 판매해 점유율 39%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1만 292대를 판매한 티볼리가 2위, 9,613대를 판매한 코란도가 3위를 차지했다.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있는 G4 렉스턴은 5,169대를 판매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코란도 역시 6개월 동안 1만 대를 채 판매하지 못했으니 쌍용차 판매 실적은 렉스턴 스포츠 외엔 계속해서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판매량과 비교해보면 렉스턴 스포츠마저도 소폭 줄어든 모습이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상품성 강화에 힘써왔다
앞서 언급했듯 렉스턴 스포츠는 쌍용차를 먹여살리는 주역이다. 그러므로 이 차 판매량은 무조건 유지가 되거나 더 상승해야 한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쌍용차이기에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높인 ‘오프로드 에디션’ 모델을 출시하는 등 상품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 오프로드 에디션은 다이내믹 서스펜션, 오프로드 언더커버 및 LD 커버, 오프로드 사이드 스텝이 기본 적용됐고, 데칼 스티커와 휀더 플레어는 외관 디자인을 더 부각시켜준다. 일반 모델보다 지상고가 10mm 상승했고 험지 주파 능력까지 개선된 4Tronic을 탑재해 렉스턴 스포츠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잘 분석한 제대로 된 에디션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산 정통 픽업트럭들이
국내에 출시되기 시작하며
렉스턴 스포츠도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뜻밖의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해 한국GM이 정통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지프는 글래디에이터를 출시했고, 곧 포드가 레인저 랩터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선 독점에 가까웠던 픽업 시장에 경쟁력 있는 미국산 정통 픽업트럭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들보단 기본기와 상품성 측면에서 약세를 보이는 렉스턴 스포츠는 판매량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수입산 픽업트럭들은
렉스턴 스포츠의 수요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
일각에선 수입산 픽업트럭과 렉스턴 스포츠는 가격 차이가 꽤 나기 때문에 직접적인 판매량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간 렉스턴 스포츠를 비롯한 쌍용차를 이용해 오프로드를 즐기던 많은 소비자들은 선택지가 없었기에 다른 차를 고르지 못한 것이지 렉스턴 스포츠가 저렴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렉스턴 스포츠를 구매하여 차 값 이상의 튜닝 비용을 투자하여 오프로드를 즐길 정도로 열정 있는 소비자들이었다. 그런 소비자들이 수입산 픽업트럭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분명 렉스턴 스포츠는 판매량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렉스턴 스포츠는 상품성을 더욱 강화하여 신규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수입산 픽업트럭으로 이탈하는 소비자들까지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냉정히 이야기하자면 수입산 정통 픽업트럭들보다 주행 기본기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쌍용차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파워트레인과 종합적인 상품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마침 G4 렉스턴이 페이스리프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렉스턴 스포츠도 같이 부분변경을 진행하기 좋은 시기다. G4 렉스턴 페이스리프트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상황에 최근 국내 도로에선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되는 테스트카가 포착돼 주목받았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석민’님)

신형 렉스턴 스포츠는
올해 11월 출시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도로에서 포착된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 테스트카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주목받았다. 쌍용차 로드맵에는 2021년 1/4분기에서 2/4분기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판매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회사 사정으로 출시 시기를 앞당겨 2020년 11월, G4 렉스턴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될 때 스포츠도 같이 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턴 스포츠 페이스리프트 모델엔 G4 렉스턴 페이스리프트에 추가되는 다양한 첨단 사양들이 동일하게 대거 탑재될 전망이다. 코란도에 먼저 적용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될 것이며 차로 유지 보조 같은 반자율 주행 시스템이 강화될 전망이다.

(사진=보배드림 커뮤니티)

또한 조향장치가 기존 유압식에서 R 타입 전자식 스티어링으로 바뀔 것이며 최근 스파이샷을 통해 유출된 전자식 기어노브도 가지게 될 전망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던 파워트레인은 기존 디젤 엔진을 그대로 유지하며,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6기통 고성능 디젤엔진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14분기 연속 적자와
대주주 마힌드라마저 손놓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쌍용차는 현재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1,200억 원 정도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새 투자자를 찾으면 대주주를 포기하겠다”라는 의사까지 밝히며 추가 투자를 철회하고 있어 위기설이 심화되는 중이다.

여기에 판매 중인 차량들은 상대적으로 라이벌 제조사의 동급 제품들보다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판단하에 점점 판매량이 하락하고 있어 더 문제다. 쌍용차는 하반기 신차 출시로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현재는 제조사의 존폐가 의심될 정도로 심하게 휘청이는 상황이다.

(사진=남자들의 자동차 ‘김준혁’님)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신차가 출시되어야 한다
쌍용차는 하반기 G4 렉스턴 부분 변경 모델과 오늘의 주인공인 렉스턴 스포츠 부분 변경 모델과 함께 티볼리 에어를 부활시켜 다시금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엔 국내 첫 준중형 SUV 전기차인 코란도 EV를 준비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와 티볼리 에어 모두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심정은 “가만히 있으면 망한다”라는 생각으로 내놓는 신차라는 이미지를 지울 수 없으며, 이 차량들이 무너져 가는 쌍용차에게 한줄기 희망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쌍용차가 출시되어야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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